안녕하세요.
참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제 오후에 대한검진의사회에서 '대한개원의협의회 개원의를 위한 제1차 초음파인증의 연수교육'을 5.6(일)에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저희 창립총회와 창립 학술대회의 1주일 전에 졸속으로 동일한 초음파 연수강좌를 연다는 것은 참 적대적인 비 신사적인 행위입니다. 그 것도 초음파 의학회 주관에 '초음파인증의 연수교육'이라는 제목으로 초음파의학회의 인증의제에 찬동, 참여한다는 표현을 썼네요. 무엇보다도 충격인 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를 주도하는 분들이 우리 고문님 들과 대의원인 이재호 선생님이라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알고 있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의 대한임상초음파학회가 성공적으로 출발할 것이 알려지면서 다른 과 개원의들이 많은 불만과 불안감을 가졌다고 합니다. 우리가 처음부터 문호를 개방한다고는 했지만 임원 요청이나 설명회 같은 공식적 또는 구체적인 행동이 없어서 내과 위주로만 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불안이 있었겠지요.
이런 공식적인 행동이 없었던 것은 준비과정이 너무 바쁘게 진행되어서 내과쪽 임원진도 지난 주말에나 대강 정해지는 상황이라 그럴 여유가 없었던 탓도 있고, 회칙과 평의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타 과 임원을 받으려고 했던 생각 탓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검진의사회 내의 일부 과가 초음파의학회와 손잡고 연수강좌를 내과보다 먼저 하기로 한 것이라고 합니다. 속말로 하자면 우리 내과를 '물 먹인다고' 할까요. 우리가 학회를 만들고 또 우리가 먼저 나간다고 타과가 불안해하고 하는 이유가 초음파학회의 초음파인증의 때문인데, 내과가 밉다고 아예 초음파학회의 인증의제도에 협조한다니 참 어이가 없습니다. 때린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는 식이라고나 할까요.
참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검진의사회 집행진으로서 이런 진행을 막거나, 최소한 우리에게 알려라도 줬어야 할 일부 내과 선생님이 오히려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이 일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몇 분이 이욱용 고문님, 이재호 선생님과 직접 통화한 결과 사실로 보입니다. 장동익 고문님도 참여했다고는 하던데요... 참... 다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일단 우리 측에서 이욱용, 이재호 두 분께 자제를 요청하는 전화를 했는데, 역시 별 소득이 없었습니다. 저는 오늘 후원으로 참여한 가정의학과, 일반과, 외과, 산부인과 회장과 통화를 했습니다.
가정의학과는 우리에게 불만이 많고, 주도적으로 참여했더군요. 우리가 미리 가시적인 참여 요청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지요. 일단 우리가 소홀했던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인증의제를 찬성하거나 참여하는 것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득했습니다. 타과에게도 개방한다는 우리의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임을 설명했습니다. 오늘 검진의사회 긴급이사회에서 최종결정을 하니 다시 논의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일반의 회장은 문제점에 대해 잘알고 고민했으나, 자신들의 위상/입장 강화를 위해 참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산부인과와 외과는 이런 내용을 잘 모르고 이욱용 선생님의 참여 권유에 그냥 동참했다고 하더군요.
오늘 가정의학과, 일반과, 외과 개원협에 1명 씩 임원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것으로 초기 대응을 마쳤습니다. 조금 전에 검진의사회 긴급이사회에서 많은 격론이 있었고, 내과 이사를 포함한 많은 이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단 강행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역시 장동익, 이욱용 고문님과 이재호 선생님, 영상의학과와 가정의학과가 강행을 주도했다고 합니다. 문구에서 인증의 연수강좌는 빼기로 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5.6(일)이 연휴 끝이고, 시일이 너무 촉박하니 이 연수강좌의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타과를 아우르는 면에서 우리가 좀 안이했던 것은 반성하고 앞으로 더 신중하고 겸손하게 나가야 겠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한 불쾌감과 배신감은 또 이와는 별도의 문제겠지요.
저를 포함한 중앙 집행진에서도 검진의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내과 이사진의 철수/탈퇴, 검진의사회와의 비협조 등 등을 생각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윤리위원회 회부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한 우리 측도 현재 감정이 격앙되어 있는 상황이고, 분 초를 다투는 급한 일은 아니므로, 시간을 두고 의견 수렴을 통해 득실과 시행가능성을 따져 보면서 진행했으면 합니다.
우선 당장 대응해야 할 일은...
1. 혼란해 할 회원들에게 상황을 알려드리고
2. 검진의사회 연수강좌에 참여하지 않고, 우리 학술대회에 적극 참여하도록 권유하고
3. 성공적인 학술대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내과 내부에서 이런 참담한 일이 벌어진 것은 적지 않게 제 처신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되어 송구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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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표(Won Pyo Lee,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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