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고문님, 시도 회장님, 대의원님!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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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너머 산이라더니, 우리에게 닥치는 난국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직전의 편지에서 예상했듯이 만성질환관리제도(선택의원제)의 정부개선안은 공단을 통한 선택을 없애고(의사의 재진으로 인정), 복수의 의원을 허용해 우리가 우려했던 등록/선택의 요소는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환자 인센티브는 본인부담금 인하(30->20%)는 그대로이나 정액제에 해당하는 환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없어졌습니다. 의사 인센티브에서는 질병관리표를 작성할 경우 산정하는 방문당 수가는 없어졌고, 연말에 성과급(?)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개선안은 의원의 서비스에 아무런 변화도 없이 재정을 투입할 수 없다는 시민단체나 가입자들의 반대로 결정이 다시 유보되었습니다. 의협의 의견수렴에 우리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정액제 부분의 인센티브와 질병관리표(방문당 수가)를 다시 포함시키고 의료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그 수가를 대폭 현실화하라는 의견을 보냈습니다. 향후 추이는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만성질환관리제도보다 우리에게 더 큰 문제인 검체검사 의뢰에 대한 제도 문제는 현재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의협회장님을 통해 복지부 장관에게 의견을 제출하고, 복지부 담당자와도 수차례 의 회동과 메일 및 문서를 통해 문제점을 설명하고 일단 유보하도록 설득했습니다. 이해 당사자인 진단검사의학회, 수탁검사기관, 병리과 개원의사회 등과도 만나서 고시안의 문제점을 설득하여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현재 병리학회가 아직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곧 다시 만나서 최종적인 설득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매우 비관적인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아직 유동적이긴 하나 약간의 희망이 보이는 상황입니다. 우리 내과개원의에게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큰 문제라, 밤에 잠이 안오더군요. 지난 몇 주 정신없이 뛰어 다녔는데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한 가지 일이 가닥이 잡혀가는 것 같으니 또 큰 문제가 닥쳐오네요. 아직 공표되지는 않았지만 대한초음파의학회에서 곧 초음파인증의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고, 수일 내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합니다. 대구의 김일봉 원장님과 건국대병원의 심찬섭 교수님 등이 그 내용을 알려주시고 같이 많이 걱정해 주셨습니다.
대한초음파학회는 소수의 내과와 산부인과 의사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영상의학과가 전적으로 주도하는 학회이고 정회원의 자격이 ‘초음파의학에 종사하는 전문의 또는 초음파의학만을 전공하는 의사’일 정도로 폐쇄적인 학회입니다. 게다가 평소 영상의학과는 다른 전문과 의사가 초음파검사를 하는 것 자체를 자신들의 전문성을 침해당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우리 대한개원내과의사회가 매년 봄에 개최하는 초음파 중심 학술대회에 영상의학과 교수가 연자로 나가는 것을 학회차원에서 금지시킬 정도입니다.
아마도 초기에는 낮은 기준으로 되도록 많은 의사들이 인증의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그 후 점차 그 기준과 비용을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단 참여하면 그 자격의 유지를 위해 계속적으로 적지 않은 시간, 비용과 노력을 들여야 하겠지요. 무엇보다 정회원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초음파 의사로서도 인정하지 않은 영상의학과 주도 학회에 우리 내과개원의들이 매여야 한다는 것은 감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2013년에 초음파가 급여(보험)로 포함될 예정이고, 내시경검사의 질평가 등에서 경험했듯이 이러한 인증이나 연수평점이 향후 질평가, 수가 차별이나 심지어는 검사자격 여부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농후하니, 우리가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싫던 좋던 내과개원의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겠지요.
아직 상세한 내용이 공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일단 미리 대책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이미 대책위원회(TF, 위원장 신성태 부회장)은 구성하였고 여러 각도로 대책을 구상 중입니다. 만일 우리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곧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회원들에게 ‘대책을 준비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초음파의학회에 휩쓸려 가지 않아도 된다’라고 알려드리고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하겠습니다.
대안의 방법에 대해 대의원님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3가지 방법론이 있습니다.
1)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내에 하나의 board 또는 committee를 구성해 우리 의사회 또는 다른 곳의 초음파관련 연수평점과 초음파 시행 횟수 등을 심사해서 대한개원내과의사회의 이름으로 자격증을 주는 방안입니다. 우리 의사회나 회원들의 부담이 제일 적고 간편하나 대외적인 신인도가 낮아 향후 초음파의학회의 인증의제도와 경합하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2) 학회가 아닌 연구회 정도로 대응하는 방법입니다. 학회보다는 좀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으나 오히려 어중간하고, 어차피 학회와 비슷한 문제점이 있어 적절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3) 학회(가칭 대한내과초음파학회)을 창립하는 방법입니다. 제일 확실하기는 하지만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기는 합니다.
우리 의사회와 회원의 부담이 적지 않은 문제
개원의사회가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하나씩 학회를 만든다는 부담감
위장내시경학회의 경우와는 달리 내과에게 초음파관련 인력자원이 너무 부족한 문제
저 개인적으로는 학회라는 학술적인 단체를 필요에 따라 너무 쉽게 만든다는 것에는 부정적이고 같은 이유로 초기에는 위장내시경학회에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후에 위장내시경학회의 부회장으로 참여하고, 암검진 질평가에 관련된 문제를 직접 맡아 해결하면서 우리 내과개원의에게 위장내시경학회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초음파 인증의 문제에서도 향후 우리의 대안에 참여한 우리 회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취약한 대한개원내과의사회의 certificate나 애매한 연구회만으로는 부족하거나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심각하게 고민 중입니다.
위의 문제에 대해 우리 대의원님들께서도 같이 깊이 검토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조만간 선택의원제의 경우처럼 대의원님들의 의견을 수렴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2011.11.1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 이원표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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