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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의협에서 검체검사 위탁에 관한 기준 관련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우리 측에서는 저와, 유진목, 강창원 이사가 참석하셨고, 대개협 대표로 김일중고문님과 김종웅, 좌훈정 선생님이 참석하셨습니다. 의협 이사들과 진단검사의학회, 병리학회, 수탁기관 등이 참석하였습니다.
회의에서 이전 메일에서 말씀드렸던 내용으로 반대의견을 강력히 주장하였고, 최악의 경우에는 자동화 검사의 수가를 원가가 낮은 대형기관의 수가는 내리고 의원급 자체 검사실의 수가는 원가에 맞게 올리는 방향으로 검사수가 이원화하는 것을 주장하고 추진하겠다는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오늘 회의까지의 상황은
1. 고시에 대한 복지부의 입장은 강경합니다. 그동안 이 문제가 계속 거론되어 국회를 포함한 정치권에서도 알고 있는데, 곧 치룰 국정감사에서 아직까지 아무 진전이 없다는 국회의원의 질책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라고 합니다. 일단 고시를 입안예고하고 의견수렴기간을 충분히 주어서... 국정감사를 넘긴 다음...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해 고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2. 오늘 회의에서 진단검사의학회, 수탁기관들은 의외로 협조적인 태도였습니다. 이들도 EDI 청구를 직접하고 진료비를 직접 지급받는 것에 따르는 환자정보 누출/동의서 작성, 행정부담, 심사 문제 등이 불편한 점도 있고, 검사비를 직접 받는다고 할인 구조가 바로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일 걱정하고 있는 것은 이런 변경이 수가인하로 연결될 가능성입니다. 과도한 할인을 줄이기 위해 개원가와 수탁기관과의 만남/협의를 거론해서 일단은 대개협과 논의해보라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실제 실효성은 없을 가능성이 많습니다만...
3. 문제는 병리과학회의 입장입니다. 정부에 직접 청구/지급을 계속 주장하고 공론화해서 이런 변화를 유발한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자동화와 대량검사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진단검사의학 분야와는 달리 병리검사는 인력, 특히 병리과 전문의 판독에 의존하므로 원가 절감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현재 병리 수가가 낮다는 것도 공감이 가구요.
현재 저와 주위 의원은 병리 부분의 할인은 없습니다만.. 아직 할인을 받는 의원도 있다고 합니다. 주된 문제는 검체를 받아서 병리과의원으로 재 수탁하는 임상병리 수탁기관이 과도한 수수료(30-40%까지 된다고 하네요)를 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병리과학회는 재수탁 금지, 검사비용 직접청구에 강경한 입장입니다.
오늘 회의의 결론은 우리도 병리과의 어려움은 공감해주고, 아직도 할인을 받는 의원이 있다면 병리검사는 할인을 없애는데 우리가 협조해주고, 대형수탁기관과 병리과의원의 수수료 율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해서 병리과학회가 기존의 입장을 철회하는 것을 권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병리과학회가 동의해서 기존 입장을 철회한다고 해서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정부의 계획이 변경될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일단 의료계의 통일된 의견을 전달해서 고시 입안예고의 내용을 바꾸던지, 국정감사 후에 고시에서 결국은 이전과 큰 변화가 없게되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주말에 많이 고민해보고 오늘 회의에서 의견을 개진하면서 청구/지급의 방식이 바뀌어도 그 것이 꼭 우리에게 큰 손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의 할인구조는 수요/공급의 시장경제 논리에 의한 것이지 일단 우리가 검사비를 받는 것이 원인은 아닙니다. 제도가 바뀌어도 수탁 경쟁이 치열한만큼 어떤 식으로든 할인 구조가 변형되어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제도가 바뀌어도 일부 비용(급여 부분 검사비의 70%)은 수탁기관이 직접 받지만 본인부담금(급여부분 검사비의 30%)과 검진을 포함한 비급여 부분의 검사비는 일단 우리가 받아 수탁기관과 정산하게 됩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과는 다르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일부(의협의 일부도 포함)에서는 수탁검사 의뢰비용인 10%를 좀 늘리거나, 현재의 50% 전후의 할인율을 20-30% 선에서 공식화하는(이런 내용이 어떻게 고시나 기타 방법으로 공식화할 수 있는지 의문이 많습니다만) 선에서 타협하자는 제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어쨌던 현재보다는 손해인데다가, 위의 이유/예상으로 쉽게 타협해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단 현재의 상황이 변화할 리스크가 적지 않으므로 최선을 다해 현행제도가 유지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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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표(Won Pyo Lee,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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