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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무거운 멍에를 홀로 지고 계시다가,
끝내 짐을 벗어내리거나 나누지 못하고:NAMESPACE PREFIX = O />
그 짐을 지고서 다른 세상으로 떠나신 동료를 추모하는 집회를 갖기로
전국의사총연합은 결정하였습니다.
그가 비록 사법부에 의해 간접살인을 당하셨지만,
이번 집회는
리베이트쌍벌제에 희생되신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용히 치르고자 합니다.
이번 행사는 조용히 우리끼리 그분의 영혼을 위로하는 자리를 갖고자 하는 것입니다.
혹자는 고인을 이용한다는 비난을 하는 분도 계십니다.
마음 속에 그런 생각이 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오해를 두려워하여 분노하지 않거나
오해를 피하기 위해 고인을 추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인이 사법부에 의해 간접살인을 당하기까지
그 누구도 이 일을 막지 못한 것이 사실이며,
대한민국의 그 어느 의사에게도 이 같은 일은 여전히 되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고인께서는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개업의사였다고 합니다.
성실하고, 환자와 후배들에게 잘하며
오로지 진료에 충실했던 착실한 의사였다고 합니다.
진료 외에는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소심한 한 분의 의사가
검찰의 출석통보에 충격을 받았고
차용증이 없는 금전거래에 대한 입증을 하지 못하고
끝내 고액리베이트의 덤태기를 쓰고서 40여일간 구속되었습니다.
고인의 측근에 따르면, 집행유예로 풀려나온 후 고인은 용기를 내어 잘 해보려고 했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다가 뒤늦게 알게된 행정처분에 대한 두려움이 고인을 끝내 막다른 곳까지 몰아간 것이라 합니다.
고인이 운명을 달리하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그 어떤 마음 속 고통들이 있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우리가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그가 겪은 고통이 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이 나라의 잘못된 제도로 인한 것이었으며
따라서 그의 극단적 선택의 가장 큰 책임자는
이런 현실을 방치해 온 우리 모두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착하고 여린 한 의사의 죽음 앞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하나의 춧불을 들려고 합니다.
그것은 오직 그가 겪었던 공포와 두려움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며,
또 다른 후배동료의사들이 같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우리들의 힘을 모으자는 다짐을 위한 것입니다.
이번 집회는 큰 뜻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의 마음을 먼저 모아보자는 작은 뜻으로 시작합니다.
남의 미래가 아닌, 우리들의 미래를 우리가 염려하고 준비한다는 다짐의 자리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작은 뜻이 모여, 반드시 의료제도를 바꾸어나갈 큰 힘이 될 것을 꿈꿉니다.
금주 토요일 10월 1일, 오후5시부터 6시까지 종각 앞에서 뵙겠습니다.
5시부터 6시까지 추모식을 진행하고,
그리고 6시부터 복지부 앞으로 행진하여 7시 근경에 마칠 예정입니다.
검은 리본을 단 흰 가운을 입은 채 행진하기를 원합니다.
리본은 행사측에서 준비할 것이오니, 입으실 흰 가운을 준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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