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게시판 > 사랑방 > 보건복지부의 무차별적이고 무리한 행정조치 계획을 단호히 반대하고 규탄한다.

[전의총 성명서] 보건복지부의 무차별적이고 무리한 행정조치 계획을 단호히 반대하고 규탄한다.:NAMESPACE PREFIX = O />

보건복지부는 2011.8.4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제약사와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판매촉진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검찰로부터 통보받은 의사 319명과 약사 71명에 대해 2개월 면허자격 정지처분에 처하는 행정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한 공권력의 남용이며 정부가 취할 수 없는 불합리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첫 째, 검찰이 불법행위인 리베이트라고 규정한 의사들의 행위에는 합법적인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 의사들이 제약사의 시장조사에 참여한 것이 그것이다. 의사들이 처방을 대가로 제약사나 도매상으로부터 선지원금이나 랜딩비를 받는 것은 분명 불법행위이며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제약사가 제품판매 후 시장조사를 위해 시행하는 이른 바 PMS(Postmarketing Surveillance)는 분명한 합법행위이다. 제품을 출시한 후 사용자의 평가를 통해 시장의 반응을 조사해야 하는 것은 제약뿐 아니라 모든 산업분야에서 시행되고 있는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경영활동이다. 말로는 다국적 외국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제약사의 경쟁력을 키운다면서 제약사의 합법적인 경영활동까지 리베이트라는 죄명을 뒤집어씌워 의사들과 제약사를 한꺼번에 범죄자로 몰아가는 정부의 불순한 의도의 발로는 무지의 소치인가 아니면 의사 길들이기인가. 검찰이나 보건복지부가 의사들에게 면허정지라는 가혹한 처벌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처방에 대한 대가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 해당 검찰과 보건복지부의 담당자는 공권력 남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이번 행정처분의 대상에는 리베이트쌍벌제 제도시행 이전의 행위들이 포함되어 있다.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쌍벌제 이전에도 ‘전공의 선발 등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 등에 2개월의 자격정지 행정처분을 취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행정처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과 다른 거짓말이다. 즉 동법에는 ‘단, 기소유예처분시 1/2감경기준 적용’이라고 되어 있어 형사적 처벌이 전제가 될 경우 행정처분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기소유예의 경우에 1/2를 감경한다면 당시 형사법에 의해 기소유예도 아닌 처벌 자체가 불가능한 형법상 무죄의 경우에는 어떻게 이 조항을 적용할 것인가. 따라서 이 조항을 거론하여 적용하려는 것은 자의적이고 무리한 확대해석이며 여전한 성과위주의 전시행정이 아닐 수 없다. 봉직의사가 아닌 개원의사의 경우에 2010.11.28 리베이트쌍벌제가 적용되기 이전의 리베이트 수수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의 근거가 없는 것이다.

정부는 의약품의 투명거래를 위해 의약품의 처방과 관련한 리베이트를 근절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수없이 천명한 바 있다. 그것은 더 이상 리베이트 관련 범죄자의 오명을 쓰고 있는 의사들도 원하는 바다. 그러나 정부는 리베이트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근원적 처방인 ‘복제약가 인하’는 줄곧 외면하고 있다. 국내의 복제약값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턱없이 높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이것이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 역시 정부는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약값의 결정권은 제약회사가 아닌 정부에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본 회를 비롯한 의사들의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약값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부가 ‘복제약가 인하’를 외면하는 이유는 ‘제약사들의 로비’가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 정부는 리베이트가 발생하는 수 밖에 없는 근본적 원인을 방치한 채, 의사들만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그 동안 힘 없는 의사들과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을 남발해왔다. 행정처분을 무리하게 적용한 후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식의 공권력 남발을 지속해온 것이다. 억울하게 행정처분을 받은 일개 개인이 정부를 상대로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지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많은 의사들이 억울하게 고통을 감내해야 했으며 극소수의 의사들만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후에야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 얼마 전 생업을 포기하고 정부와 4년간의 소송을 벌인 끝에 정부가 내린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끝내 밝히고야 만 소위 ‘김원장 사건’이 그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밟으면 꿈틀한다는 지렁이만도 못한 저항의식을 가졌던 의사들은 그 동안 가졌던 패배의식을 떨쳐버리고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의사들로 거듭나고 있다. 정부가 오만을 버리지 않고 폭압적인 공권력 남용을 되풀이 한다면 그것은 의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을 것이고, 의사들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왜곡되는 의료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기 위해 분연하게 일어설 것이다. 의사 역시 존중받아야 할 권리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다.

2011. 8. 8

‘올바른 의료제도의 항구적 정착을 염원하는’ 전국의사총연합

첨부할 Q&A

Q. 무엇이 문제인가?

A. 이번 사건은, ‘공정 사회’ 가 이슈이던 지난 4월, 의약계에 만연한 약값 리베이트를 뿌리 뽑겠다며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물론, 법무부(검찰), 국세청, 경찰청 등 정부의 사법기관이 총동원되어 수사에 나섰던 결과이다. 그 결과 적발된 불법적인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행위(선지원금, 랜딩비, 리베이트쌍벌제 이후 리베이트 수수 등)를 처벌하는 것은 찬성이다. 그러나 PMS 등 제약사의 합법적인 경영활동, 그리고 리베이트쌍벌제 시행 이전의 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공권력의 남용이며 ＇공정 사회＇라는 사회적 목표에 위배되는 일이다.

Q. 왜 문제인가?

A. 첫 번째, PMS는 정당하고 필수적인 경영활동이다. 제약회사가 실시하는 PMS(Post-Marketing Surveillance 혹은 Study)란 제약사가 제품(의약품)을 출시하여 판매한 후 약을 복용하는 최종사용자(환자)들에게 어떤 약효와 부작용들이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시행해야 하는 필수적인 조사다. 더욱이 국내 제약사들은 회사의 규모가 작아 1개의 신약개발에 평균 1조원이 소요되는 신약을 개발하지 못하고 선진국이 개발한 신약 즉 오리지널 약물을 복제하는 능력만 갖추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신약 1개에 복제약이 수십개씩 쏟아지고 있는데도 이 복제약들은 오리지널과 약효동등성 시험을 거치지 않고 흡수동등성 실험만 거쳐 식약청의 안전성 기준을 통과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사들은 복제약의 약효를 불신하고 있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PMS는 약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실험으로서 복제약의 약효를 검증할 시스템이 없는 국내 여건상 오히려 국가가 의무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다. 정부는 의사들이 받은 금품이 적법한 PMS에 참여한 대가로 받은 정당한 경제적 대가인지 합법을 가장한 처방의 대가인지 분명히 가려내야 하며 리베이트척결이라는 명분 아래 단 1명의 의사도 억울하게 희생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정부는 법의 무리한 적용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 즉, 리베이트쌍벌제 이전에도 리베이트와 관련하여 2개월 면허정지를 내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정부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정부는 리베이트쌍벌제 시행 이전에도 관련 의료법에 “‘전공의 선발 등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 등에 2개월의 자격정지 행정처분을 취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단, 기소유예처분시 1/2감경기준을 적용한다’라는 단서가 첨부되어 있다. 즉, 이것은 형사적 처벌이 전제가 될 경우 행정처분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기소유예를 받는 경우 1/2로 감경하는 처벌을, 무혐의일 경우에는 어떻게 감경할 것인가. 리베이트 쌍벌제 법안 이전에는, 국공립병원의 의사에게는 공무원에게 적용하는 ‘뇌물수수’의 명분으로, 그 외 병원 봉직의에게는 ‘배임’,이라는 명분으로 형법을 적용하였으며, 개원의에게는 적용할 관련 법 조항이 없었다. 따라서 법안 이전에는 ‘리베이트’의 개념과 ‘합법적 리베이트,’ ‘불법적 리베이트’의 개념이 성립되지 않은 시기였다는 사실과 형사적 처벌이 없이 행정처벌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정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외면하고 있다. 리베이트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근원적 처방인 ‘복제약가 인하’를 정부가 줄곧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의 복제약 값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턱없이 높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오리지널 대비 80%상회, OECD국가들은 20~50%), 이것이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 역시 정부는 잘 알고 있다. 의사들은 약값을 인하하여 리베이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조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약값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제약사들의 로비가 아니라면 그토록 건강보험재정과 국민부담을 염려하고 있는 정부가 약가인하를 시행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네 번째, 정부는 힘 없는 개원의사들에 대한 행정처분을 남발해왔다. 먼저 면허정지, 혹은 폐업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식인 것이다. 억울하게 행정처분을 받은 일개 개인이 정부를 상대로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지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많은 의사들이 억울하게 고통을 감내해야 했으며 극소수의 의사들만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후에야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 얼마 전 생업을 포기하고 정부와 4년간의 소송을 벌인 끝에 정부가 내린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끝내 밝히고야 만 소위 ‘김원장 사건’이 그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의사들은 바뀌고 있다.

의사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무기력하게 정부의 일방통행에 순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확인하고 싶다면, 이 성명서를 무시하라. 이 성명서는 정부의 관계자들에게 ‘앞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으로 보내는 내용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