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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제 약국에 공문 한장 뿐?”

대구시醫, 제보받고 공문으로 마무리…개원가 법적조치 요구

2011년 08월 10일 (수) 06:00:49

최미라 기자

개원의가 약국의 불법조제 정황을 포착, 증거까지 확보해 지역의사회에 조치를 취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지만 정작 의사회는 약사회에 공문 한장만 보내는 것으로 처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대구 K 개원의는 대구시의사회 게시판을 통해 봉덕동의 M 약국의 불법조제 행태를 고발하며 지역의사회 차원의 해결을 당부했다.

K 개원의는 “그동안 이곳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불법적인 조제는 비밀이랄 것도 없는 수준으로빈번했고, 그 약국 약사가 그렇게 약 팔아서 돈도 많이 벌었다고 떠들고 다녔다”며, “그런데 마침 제 환자 중 한분이 그곳에서 조제한 약을 먹고 부작용이 생긴 후 제게 문의해 직접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K 개원의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한모씨가 지인의 소개를 받아 만성 위장염/복통 등의 증상으로 M 약국을 방문, 약사의 문진으로 진료 후 약을 조제해 복용했다는 것이다.

한모씨는 다소 호전된 듯 해 3일후에 재방문, 약을 다시 조제해 복용 중 심한 발진 및 부종 등의 부작용으로 약국에 전화하자 약사가 해독제를 주겠다고 해 다시 약을받아 복용했다.

이 환자는 결국 약 봉지를 들고 병원에 왔지만 약국이름 및 조제 내역이 없어 환자를 통해 알아냈다고 K 개원의는 밝혔다.

K 개원의는 “M 약국에서 불법조제된 약은 3일분에 1만 2,000원, 조제된 약은 1회 8종류의 약이 포함돼 있었다”며, “여기에는 확인 불가능한 약을 제외하고도 CJ 후라시닐정, 종근당 헤로세친-클로람페니콜제제, 알파제약 싸이티딘 등 3종류의 전문약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자는 매우 화가 났으나 신고 등의 경로와 방법을 몰라 본인에게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내용은 환자와의 대화형태로 녹취돼 있으니 신속한 조치를 부탁한다”고 대구시의사회에 당부했다.

그러나 이후 대구시의사회는 회장의 지시 아래 약사회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원을 제기했던 K 개원의는 “어렵게 증거물을 확보하고 싫다는 환자에게서 진술을 받고 녹취해 불법조제를 확인하고 밥상 잘 차려 드렸는데, 숟가락만 들면 회원들의 박수를 받을만한 일을 하는 셈인데 엎어버렸다”고 대구시의사회장을 비판했다.

그는 또, “약사회에 공문을 보낸 것이 회원들과 민초의사들의 뜻이라고 착각했냐”면서, “일선에서 불법 의료행위와 다투는 민초의사들이 한심해보이고 그들이 제기하는 민원이 귀찮냐”고 일침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개원의들 역시 지역의사회의 행태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대구시의사회장과 통화를 했다는 서울 L 개원의는 “처벌이 능사가 아니며 다시는 그런일이 없도록 하는게 목적이라 약사회 차원의 협조를 부탁을 했다고 하더라”면서, “그게 의사회장이 할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아무리 같은 지역에서 형님 동생하며 끼리끼리 잘 지내더라도 공은 공이고 사는 사인데 공사구별 못하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비판했다.

A 개원의는 “대구시의사회장도 회장되기 전에는 개원의들을 위해 일할 것처럼 입발림을 하더니 되고나니 전형적인 자리지키기인 인물이다”고 쏘아붙였다.

B 개원의도 “말만 번지르르 하게 하는 전형적인 복지부동형 의사들이다”면서, “권익보다는 대외적인 모양새를 더 중요시 한다는 느낌에 절망적이다”고 말했다.

C 개원의는 “의협회장 갈아엎기가 불가능하다면 지역의사회장부터 갈아 엎으면 안되냐”며, “도대체 누가 누굴 위해 일하는지 구분이 안 된다”고 허탈해했다.